Idol/단편

[윤홍] 결혼한 남자

RoseBunny(장미토끼) 2016. 12. 26. 00:35

"민경아 우리 재밌는 거 하나 할래?"

 

덜컹덜컹 달리는 기차 속에서 지루함에 몸을 베베 꼬던 홍지수가 입을 열었다. 눈을 반짝 빞내며.

 

-"생뚱맞게 뭐?"

 

지수는 아무 말 없이 '다 알잖아.' 하는 은근한 표정으로 미소 지었다.

 

-"미친년, 나 그거 다시는 안해. 생판 모르는 인간한테 뭐가 있을지 어떻게 알아. 그 인간 알고보면 조직에 몸 담고 있던 놈이라 너 쥐도새도 모르게 죽일지 어떻게 알며, 뭐에 감염됬으면 어떻게?"

"야, 내가 이짓 한두번이냐, 그리고 내가 너처럼 사람 보는 눈이 없지 않아."

-"그 짓이 왜 하고 싶은데."

"민경아, 주위 사람들 봐봐. 저 사람들 꼴려서든, 부러워서든 한번씩은 우리 쪽 돌아봤어."

-"..."

"능력이 있으면 써야지? 넌 싫으면 그럼 망보게 따라와."

 

 

 

지수는 앞서서 당당하게 일등석 방향으로 걸어갔다. 다른 좌석과는 다르게 네개의 좌석마다 하나의 작은 방으로 나뉘어져 있는 모양새였다. 그곳에 난 작은 창문으로 안을 훑어보던 지수는 아, 하고 작은 탄식을 뱉고 미닫이 문고리에 살며시 손을 올리고 민경을 뒤돌아 봤다.

 

"저 사람 보이지?"

 

방안에는 상당히 준수한 외모에 짧은 단발을 한 남자가 심각한 얼굴로 신문에 눈을 떼지 않고 있었다.

 

-"잘생겼는데... 나이 좀 있어 보이지 않아?"

"그럼 너는 뭐 우리 또래 고삐리들 빨러 이 칸까지 왔니? 저 사람 딱보니 평범하게 돈 잘벌고 애는 있는지 모르겠지만 결혼한 남자야."

 

민경은  그래 이제 니 좆대로 해봐라 라는 표정으로 눈을 굴리고 미닫이 문 옆에 팔짱을 끼고 기댔다.

 

-"나올 때까지 망볼께, 세번 똑똑하면 대충 마무리하고 도망나와."

"알았어 이쁜이."

 

지수는 천천히 문을 열고 그 사람이 앉은 자리에서 그나마 가장 먼 자리인 대각선에 앉았다. 조용히 "안녕하세요" 인사하자 남자는 고개를 천천히 들고 목례로 답을 했다. 지수는 가까이서 보자 더욱 뚜렷한 얼굴선에 마음속으로는 쾨재를 불렀다.

 

정한은 자신의 칸이 열리고 들어온 꽤 어려보이는 남자애를 훌깃 보고 이쁘장한 얼굴에 내심 자기 앞에 앉았으면 좋겠다 문득 생각도 하였다. 그리고 들리는 작은 인사에 그 애를 제대로 볼 수있었다. 소매가 손바닥을 덮는 셔츠, 목선을 타고 올라간 문신, 그리고 어리지만 순수하지는 않은 얼굴. 그 얼굴로 지금 자신을 묘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이러면 안돼. 나 결혼했잖아.

 

"저 선물 누구 꺼죠?"

-"내 와이프."

"스카프네요. 아저씨가 입고있는 넥타이 핀 값도 못 미치는," 지수는 손을 살짝 뻗어 브랜드를 확인하고 말했다.

 

"부인 이뻐요?"

-"나름 날리던 연극 배우였어."

"그거 물어본게 아니라 아저씨가 보기에 이쁘냐고 물어본건데?"

-"어, 이뻐."

"그럼 뭐 스카프 거지 같은 거라도 잘 어울리겠네요."

-"학생은 말 굉장히 예의없게 한다."

"학생 아닌데요? 저 학교 안간지.. 3년인가? 됬는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정한은 다시 신문으로 눈길을 돌렸다.

 

"요즘에도 신문 읽는 사람이있네요? 보통은 할게 어지간히 없지만 잠은 안오고 할때 책읽고 신문읽고 하잖아요."

정한은 계속 지수의 말로 쏠리는 신경을 다시 눈앞에 나열된 글자로 옮기려 애썼다.

"아저씨도 평소에 신문 같은거 많이 읽고 할꺼 같진 않은데... 핸드폰 배터리가 다됬나? 아... 꺼논거구나, 집에서 전화 올까봐."

 

정한은 화난 듯 신문을 내려 놓고 지수를 금방이라도 힐난할 듯한 눈초리로 바라봤다.

 

"왜요? 제가 틀린 말했어요?"

 

지수는 이 말을 하고 살며시 손을 정한의 무릎에 올려놨다.

 

"부인이랑 싸운거죠, 아니면 그냥 권태기 온건가?"

 

지수의 손은 점점 진하게 허벅지 까지 그 자리를 옮겼고 눈은 정한에 맞추고 당황과 갈등으로 떨리는 그 표정을 감상했다. 찌푸리는 미간에 살며시 접히는 주름이 매력적이다. 정한의 무릎을 살짝 벌려 다리 사이에 자리 잡은 지수는 눈을 살풋 접어 웃으면 밸트를 두 손으로 잡았다.

 

"내가 도와줄게요."

-"아냐, 아냐 이러면 안돼."

"에이 왜 그래요. 나 들어올 때 무의식적으로도 이런거 였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 안했어요? 평소에도 가끔 이런 말도 안돼는 상상해본적 없어요?"

정한은 입을 뗐지만 말이 입가에 맴돌기만 했다. 부정을 할 수가 없었다.

 

"할게요."

 

 

지수는 조심스럽게 밸트를 끌르고 입고 있는 정장바지위를 끈적하게 훑었다. 정한은 후 하고 기대반 불안반 섞인 한숨을 길게 쉬었다. 머리에서 열이 올랐다. 이내 얇은 지수의 손가락이 바지 속으로 들어와 목표물을 찾아 꺼내었다. 서서히 부풀어 오르는 성기를 살며시 손으로 잡고 손목을 움직여 자극을 주었다.

 

지수가 위를 올려다보니 심각한 표정으로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는 정한이 눈에 들어왔다. 지수는 재밌다는 듯 웃으며 이제 제법 모양새를 갖춘 성기의 귀두를 혀를 내어 햝기 시작했다. 정한의 헙하고 숨을 들이쉬는 소리가 머리 위에서 들렸다. 지수는 이제 불거진 기둥을 아래에서 위로 천천히 핥아올렸다. 잔뜩 성난 근육이 혓바닥을 통해서 느껴졌다. 좁고 흔들리는 기차 안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더 야릇했다.

 

자세를 조금 고친 지수는 두 손으로 성기를 쥐고 귀두부터 살짝 입에 담았다. 다시 위를 올려다 보니 자신의 손바닥으로 얼굴을 구기는 정한에 입을 떼고 말했다.

 

"아저씨, 강아지 키워요?"

 

이게 무슨 생뚱맞은 질문이냐는 표정으로 정한은 지수를 쳐다보았다.

 

"강아지들 착한짓 하면 잘 했다고 머리 쓰다듬어 주자나요. 나는 그거 못 받나?"

 

정한은 그 당찬 얼굴에 떨리는 손을 살며시 지수의 뒤통수에 올려놓았다. 둥그런 머리통은 손바닥에 잡힐 듯 작았다. 정한이 지수의 머리카락을 살짝 흐트러트리 듯 쓰다듬자 지수는 다시 고개를 숙여 정한의 것을 입에 물었다.

 

처음에는 귀두만 입에 물고 할짝이다가 점점 슬슬 고개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두 손은 여전히 아래쪽을 꼬옥 쥐고 있고 이따금 발간 눈으로 올려다보기도 했다. 그럴때마다 그 표정이 너무 아찔해 정한은 손안의 지수의 머리카락을 한번씩 움켜쥐었다. 지수는 코로 숨을 한번 크게 들이쉬고 고개를 천천히 끝까지 내려 목구멍까지 정한의 성기를 들이밀었다. 정한은 이에 고개를 뒤로 젖히며 등에 소름이 돋는게 느껴졌다. 짜릿했다. 잔기침이 올라와 입을 한번 떼고 재채기를 한 지수는 손으로 몇번 흔들고 한계치까지 부풀어 오른 그 껄떡대는 살덩이에 만족한 듯 웃으며 힘이 조금 빠진듯 단단한 허벅지에 머리를 기대어 다시 귀두를 입술로 감싸 물었다. 행위 자체는 정적으로 바뀌었지만 정한은 절정에 다달았다. 허벅지에 기대 지수가 눈물이 살짝 맺힌 발간 눈으로 정한을 올려다보는 순간 정한은 사정했다. 오늘 처음 본 애의 입안에. 

 

지수는 정한의 옷매무새를 대충 정리해두고 자신의 셔츠 소매로 침과 정액으로 범벅된 입가를 훔쳤다. 정한은 아직까지 숨을 몰아쉬며 손수건으로 이마의 땀을 닦아내고 있었다. 지수는 몸을 일으켜 오래 앉아있어 뻐근한 무릎을 몇번 주무르더니 문 쪽으로 몸을 돌렸다. 정한이 그런 지수를 아쉬움이 가득 담긴 얼굴로 바라보자 지수는 고개만 돌려 다시 정한을 바라봤다.

 

"아 제 이름 지수에요. 홍지수."

 

정한은 좋은 대답을 찾지 못했다.

 

"다음에 보면 아는 척 할게요. 아저씨."




*홍른불판에 게시되었던 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