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건너오고 나서 그 보수적인 분위기에 그 좁은 하나 건너면 서로 다 아는 세계에서 지수의 넓고 얕았던 성생활은 적은 수의 사람들과 더 깊은 관계로 바뀌었다. 다시 말하지만 지수의 반반한 외모와 헤픈 면 때문에 접근하는 사람은 많았지만 극함을 달리는 취향에 고개를 저으며 물러나기가 대부분이었다. 그런 지수가 조금 정착하기 시작한 둘이 정한과 원우였다.
정한의 첫인상은 가히 최악중에 최악이었다. 그들의 첫 만남이자 첫 관계는 거의 범죄로 치부해도 무방했다. 어쩌면 그 것이 약점으로 잡혀 정한이 지수에게 붙어 있는 것일 수도 있었다. 사실 지수에게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도 말이다.
성적 취향과 실제 일상 생활은 분리시키는 것이 맞지만, 정한의 결여된 도덕성은 그가 아주 평범한 스트레이트 남자였어도 영향이있었을 것이다. 보통 사람들보다 똑똑한 머리와 잘난 외모를 그는 순진한 상대를 겁주고 구워삶아 자신에게 슬슬 기게 만드는 것의 그의 고약한 악취미 였다. 정한이 처음 지수를 보았을 때, 한국에 온지 얼마 안되어 아직 분위기 파악하고 다니는 순진무구한 얼굴에 바로 정한은 눈을 반짝였다. 친절하게 다가가 수면제를 탄 잔을 내밀자 아무런 의심없이 지수는 수줍게 웃으며 받아마셨다.
지수가 정신이 돌아왔을때 보이는 것은 하얀 천장 자기 옆에 놓인 은색 트레이와 주삿 바늘, 그리고 정한은 온데 간데 없고 훨씬 어려보이는 남자 하나가 지수의 팔에 고무줄을 묵고 있었다. 단번에 상황 파악을 마친 지수는 속으로 피식 웃었다. '멀쩡한 새낀줄 알았는데 약쟁이였네.' 몸을 일으키려 고개를 들자 팔이 이 수술대 같은 불편한 침대에 고정된 걸 발견했다.
저기요.
-네? 지수의 부름에 그 어린 놈은 소스라치게 반응했다. 지수는 손짓으로 그를 가까이 불렀다.
그 남자가 얼마 줬어요, 나한테 이거 주사하라고? 에이... 그것만 받아? 나랑 약속하나 해요. 그 쪽이 이거 다른데다가 숨겨놓으면 내가 일 치르고 나올때 한번 빨아줄게요. 나 한번 빨아줄 때 당신 받는거 세배 받은 적도 있거든.
벙쪄 있던 남자애는 짧게 고민하더니 고개를 끄덕이고 차고에 기다린다며 트레이를 통째로 들고 나갔다. 지수는 그가 나가자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입을 살짝 벌려 일부러 침을 옆으로 흘려냈다. 껄끄러운 아무렇게나 깔린 시트 위로 머리를 헝클이고 안그래도 작은 침대 밖에서 달랑거리는 다리는 더 늘어뜨렸다.
정한은 지수의 예상 보다 빨리 도착했다. 그는 아무 망설임 없이 침대로 걸어와 늘어진 지수를 내려다보았다. 아까는 몰랐지만 지수가 묶인 데가 생각보다 높은지 정한이 몸을 굽히지 않고도 팔로 기댈 수 있었다. 그는 옆으로 뉜 지수의 고개를 턱을 잡고 돌리고 벌어진 입 틈새로 자신의 손가락을 우겨넣었다. 헛구역질이 올라오고 눈물이 차올라도 지수는 지지 않고 자신의 입속을 헤집는 손가락들을 혓바닥으로 바쁘게 감아 올렸다. 그런 모습에 발정난 년, 지가 뭘하는지도 모르고... 중얼거린 정한은 턱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혀 내밀고 버텨, 이미 발갛게 된 눈가로 지수는 그렇게 했다. 그러자 정한의 손은 꼭 뒤를 쑤시듯 빠르게 입안을 헤집었다. 정말 토할 것 같은 기분에 지수의 아랫배는 절로 홀쭉하게 힘이 들어갔고 그 와중에 지수의 아래도 슬슬 반응이 왔다. 이를 발견한 정한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타고났네. 생긴거는 아다에 이런거에 맛 들리면 어떡할 거냐며 비웃자. 지수는 속으로 아직도 자기가 약에 취해 받아주는 줄아는 남자를 비웃었다.
지수의 침으로 질척해진 손가락을 대충 뒤에 맞춘 정한은 곧바로 힘없이 늘어진 허벅지를 잡아 올려 벌리고 자신의 것을 끼워 맞췄다.
주로 백인 남성들과 뒹굴던 지수는 막연하게 나마 한국 남자들의 사이즈에 대해 무시하고 있어서 그런지 꽉 채우며 밀고 들어오는 정한의 것에 놀라 헉 하고 숨을 들이 마쉬어야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밀고 들어오는 정한의 지수의 고개는 절로 뒤로 젖혀졌다.
-고개 들어, 고개 들어서 봐야지 네 꼴이 얼마나 더러운지.
지수는 촉촉한 눈으로 힘겹게 고개를 들어 자신의 아래에서 움직이는 정한을 빤히 보았다. 그리고 꽉 잡힌 탓에 붉게 손자국이 남은 허벅지, 그걸 휘감은 예쁘지만 무자비한 손으로 시선을 옮겼다, 이 남자 엄청나다. 지수는 이내 그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부탁했어.
저 풀러주세요.. 흐읏 어, 엎드려서 박힐래요
정한은 지수의 말에 움찔하다가 그의 얼굴을 찬찬히 뜯었어. 약에 취한 사람이 너무 눈빛이 또랑또랑 한거야, 설마 하는 마음으로 지수의 가녀린 목을 꽉 죄었어. 지수는 숨이 부족해 발갛게 된 얼굴로 정한이 조금 당황한 표정으로 내려다 보자 스윽 웃었어.
나느은, 약 없이도 네가 원하는 거 하아, 해줄 수 있는데.
정한은 떨떠름한 얼굴로 지수의 팔을 고정한 밴드를 풀어주었어. 지수는 조금 저리는 팔을 주무르다가 조금 구겨진 얼굴로 자신을 내려다보는 정한을 올려다 보았어.
-아까 하던 부탁 좀더 정중히 해봐.
저 엎드린 채로 해주세요
좀 더 해보라는 듯 팔짱을 끼고 두발짝 물러난 정한에, 지수는 엉거주춤 불편한 침대에서 내려와 바닥에 가슴팍을 대고 엎드렸어.
-더 높이 들어, 옳지. 바닥에 얼굴 대고 네 손으로 더 벌려. 잘 보이게.
지수는 본능적인 수치심에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도 몸은 충실하게 정한의 말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제발.. 흣. 빨리 해주세요. 저 빨리 박힐래요.
정한이 다가오는 줄도 모르고 계속 중얼거리던 지수 머리채를 잡아 당기면서 정한은 아까 빠져나온 구멍에 아까보다도 성난 자신의 것을 삽입하자. 지수는 허벅지를 부르르 떨며 고마워요, 라고 계속 중얼거렸고. 정한은 조용히 하라며 지수의 머리를 다시 바닥에 내려놓았다. 얼굴이 쓸릴까봐 가까스로 손바닥으로 얼굴을 감싼 지수는 뒤에서 몰아부치는 힘에 온몽이 울릴 것 같았어.
- 내가 흐, 해달라는 거 해주니까 좋아?
네, 좋아요. 너무 좋아요. 지수는 고개를 세차게 끄덕이며 대답했다.
얼마나 했을까. 정한은 지수의 허리를 잡아세운 상태로 깊게 박고는 사정하자. 민감한 내벽을 때리는 그 느낌에 지수는 부르르 떨며 옆으로 무너졌다. 옷을 추스린 정한은 그런 지수의 옆에 쪼그리고 앉아 지수의 어깨를 잡아 일으켰다. 이름 뭐야, 홍지수요. 그래?홍지수 일어나 어질러진 네 속 치워야지. 지수가 무슨 말이냐며 쳐다보자. 정한이 채 다물어지지 못하고 색색 거리는 지수의 입구를 톡톡 쳤어.
- 좋았던건 좋은거고 끝났으면 빼내야지. 네 힘으로 빼봐.
지수는 그 말에 엉거주춤 무릎을 꿇고 엉덩이를 살짝 들고는 끄응 소리가 나게 힘을 줬어. 그런데도 아무런 미동 없으니까 제 주먹을 쥐고 아랫배를 퍼억퍼억 때렸지. 그래도 밀려나오지 않아 손가락을 뒤로 가져가니 그 손등을 정한이 찰싹 때렸다. 무릎 꿇고 앉지 말고 쪼그리고 앉아. 정한이 지수를 부측해주며 자세를 잡게 도와주고는 다시 바라만 보았어. 지수는 다시 배에 힘을 주자 조금 밀려나오는 느낌에 다시 배를 누르며 계속 힘을 줬어. 그런데 자세가 자세다 보니 다시 미칠듯이 밀려오는 수치심에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비질비질 나오니까 정한은 오히려 보기 안 좋다며 볼을 약하게 때렸다.
그렇게 마친 정사 이후로 정한은 자신의 악취미를 들켜버렸으니 지수에게 암묵적으로 신고하지 말아달라는 부탁과 지수는 대신 그의 집에 자주 들락날락 거리게 된거다. 이 바닥에 정한 만한 외모와 테크닉의 돔이 흔하지 않으니 지수에게는 엄청난 수확이었던 것이다.
그 날 지수는 약속대로 정한의 밑에서 일하는 애 앞에서 무릎을 꿇고 약속을 지켰다. 정한의 심부름을 하는 사람임에도 그 아이는 오히려 자기 손으로 낮은 신음이 비집고 나오는 입을 막으며 지수의 머리에 힘을 주려 하지도 못하고 그저 귓바퀴와 그 피어싱을 만지작 거렸다. 귀여운 반응에 지수는 피식 웃었던 것 같다. 지수의 입에 두어번 사정한 이후 그는 지수에게 담배를 권유했지만 지수는 고개를 저으며 쭈그려 앉은 그의 옆에 앉았다.
- 그, 정한이 형 보면서 솔직히 돈 받으니까 지내는 거지. 진짜 미친 놈,미친 놈 하면서 일하거든요. 그런데 형이 더한 것 같아요.
칭찬이야?
- 듣고 싶은대로 들어요. 그가 깊게 연기를 빨아들이며 답했다. 이제 보니 턱선은 꽤나 남자 답고 성숙하다.
- 그럼 오늘 일은 서로 다 빚진 거 갚았으니까 앞으로는 볼일 없겠네요. 혹시나 마주쳐도 모른 척 해줘요.
그가 자리를 털고 일어나며 말하자 지수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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