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세요, 승철이 자?"


-"아니, 방금 씻고 잘려고 하고 있었지."


"어, 미안해 그럼 가서 자. 나 별거 없어."


-"아니야, 아니야. 나는 너랑 통화할래."


"오늘도 훈련하고 온거야?"


-"그렇지 대회 가까워질수록 빡세게 시키니까."


"어휴, 힘들겠다. 나 이번 학기 마무리지면 꼭 훈련소 찾아갈게."


-"아니야, 오지마. 여기 멀잖아. 그리고 동기들이랑 코치님들도 짖구져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피곤할거야."


"에이, 그래두."


-"지수는 잘 있었어?"


"나야 뭐. 똑같지. 아니 근데 있잖아, 오늘 전에 말했던 걔가..."


지수는 조잘조잘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야무지게 풀어놓았다. 한국말이 정말 많이 늘었다.

지수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너무 좋았지만 고된 훈련으로 몸이 지친 덕에 자꾸만 눈꺼플이 스르륵 내려왔다.


"승철? 승철아?"


-"어.. 왜?"


"피곤하지? 가서 자라니까."


나도 모르게 깜빡 졸았나 보다. 워낙 낯간지럽다고 생각한 덕에 누군가랑 통화를 삼분이상 한적이 없어서 더 그런 것도 있었다.

그렇다고 지수의 전화를 받고 졸은 자신을 자책하며 허벅지 안쪽을 조금 힘을 주어 꼬집었다. 눈물이 찔끔 나는게 잠 깨는데는 꽤 효과가 있었다.


-"아니야, 안 피곤해. 몸은 지쳐도 너 얘기 듣는게 더 좋아. 지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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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덥고 짜증난다.


여름철 지하철은 사람이 있기에는 최악의 곳이다.

덥고 습한데 찝찝한 냄새까지

게다가 지금 자신의 앞에 붙은 남자의 셔츠에서는 며칠이나 입은 건지 꿉꿉한 땀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온다.


사람이  너무 짜증이 나면 성질도 못 부리고 울고 싶다.

숨통이 탁 트이듯 지하철에서 벗어나 무거운 어깨로 겨우겨우 빠져나오니

머리통 위로 툭툭 떨어지는 것은...


거지 같다.


아까 차올랐던 짜증이 머리꼭지 까지 밀려 올라와 눈물을 밀어낼 것만 같다.


지수는 대책없는 한숨만을 포옥 내쉬며 땅으로 고개를 떨구었다. 그때 마침 들리는 목소리


"지수야! 홍지수!"


달려오는 반가운 얼굴, 나를 안아주는 든든한 팔 내 머리 위를 가려주는 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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