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세요, 승철이 자?"
-"아니, 방금 씻고 잘려고 하고 있었지."
"어, 미안해 그럼 가서 자. 나 별거 없어."
-"아니야, 아니야. 나는 너랑 통화할래."
"오늘도 훈련하고 온거야?"
-"그렇지 대회 가까워질수록 빡세게 시키니까."
"어휴, 힘들겠다. 나 이번 학기 마무리지면 꼭 훈련소 찾아갈게."
-"아니야, 오지마. 여기 멀잖아. 그리고 동기들이랑 코치님들도 짖구져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피곤할거야."
"에이, 그래두."
-"지수는 잘 있었어?"
"나야 뭐. 똑같지. 아니 근데 있잖아, 오늘 전에 말했던 걔가..."
지수는 조잘조잘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야무지게 풀어놓았다. 한국말이 정말 많이 늘었다.
지수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너무 좋았지만 고된 훈련으로 몸이 지친 덕에 자꾸만 눈꺼플이 스르륵 내려왔다.
"승철? 승철아?"
-"어.. 왜?"
"피곤하지? 가서 자라니까."
나도 모르게 깜빡 졸았나 보다. 워낙 낯간지럽다고 생각한 덕에 누군가랑 통화를 삼분이상 한적이 없어서 더 그런 것도 있었다.
그렇다고 지수의 전화를 받고 졸은 자신을 자책하며 허벅지 안쪽을 조금 힘을 주어 꼬집었다. 눈물이 찔끔 나는게 잠 깨는데는 꽤 효과가 있었다.
-"아니야, 안 피곤해. 몸은 지쳐도 너 얘기 듣는게 더 좋아. 지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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