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가던 중 갑자기 석민이 지수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는 것이었다.
워낙 예상하기 힘든 녀석이라 이번에는 또 뭐할려나 불안한 지수가 입모양으로 주의를 줄려는 찰나 석민이 지수의 신발을 가리켰다.
"신발끈 풀렸어요."
그리고는 자신의 허벅지를 툭툭친다.
어디서 본건 있어가지고, 그래도 싫다고 할 사람이 어딨겠는가.
흙따위 등을 대충 털고 힘을 빼고 발을 올려놓았다.
"칠칠 맞기는."
지수는 자신보다 어린 녀석이 자신을 애취급하는게 귀여워, 어쩌면 이 아이라 용서가 되서 내비두었다.
단단한 허벅지와 성숙한 손마디에 새삼 또 어리게 만 보이지가 않는다.
그런데 신발끈 묶는 데 이렇게나 오래 걸렸던가?
-"석민아?"
"하하, 형, 나 어떻게 묶는지 기억이 안난다."
석민이 지수를 올려다보며 최대한 환하게 웃는다.
지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니 아무 말도 나오지가 않아서 그저 웃으면서 저 웃는 얼구를 조용히 옆으로 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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